올트먼 해임주도한 오픈AI 前이사
"펀드 운용해 수년간 수익 활동
이사회에 거짓말 일삼아" 주장
지난해 11월 세계 인공지능(AI) 업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던 오픈AI '쿠데타' 사건의 배경이 수익을 둘러싼 이념 갈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축출한 이사는 올트먼(사진)이 공익이라는 창사 이념 대신 돈과 위험한 기술에 매달리면서 다른 임원들에게 거짓말을 일삼자 그를 쫓아냈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과거 미 AI 기업 오픈AI에서 사외 이사를 맡았던 헬렌 토너 조지타운 대학 보안·신흥기술센터 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팟캐스트 '테드(TED) AI 쇼'에 출연해 지난해 해임 사건을 언급했다.
오픈AI는 지난 2015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올트먼, 그렉 브로크먼, 일리아 수츠케버, 미라 무라티를 포함한 5명이 조직한 비영리 법인이었다. 당시 이들은 법인 설립 목적을 인류를 위해 안전한 범용AI(AGI·사람과 유사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지능을 갖춘 AI) 개발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후 머스크는 2018년에 지분을 정리하고 조직을 떠났으며 올트먼은 이듬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투자를 받아 법인을 영리 기업으로 전환했다. 이후 오픈AI는 2022년 AI 채팅 로봇 '챗GPT'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승승장구하던 올트먼은 지난해 11월 17일 이사회 결정으로 해임됐다.
당시 오픈AI 이사회는 이사회 의장을 맡은 브로크먼, 올트먼, 수석 AI 과학자 수츠케버를 포함한 사내 이사 3명과 지식공유 플랫폼 쿼라(Quora)의 애덤 드엔젤로 CEO, 토너, 기술 사업가 타샤 맥컬리까지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었다. 올트먼과 브로크먼을 제외한 4인은 성명을 내고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를 해임한다고 밝혔다.
토너는 29일 팟캐스트에서 이사들이 2022년 11월에 챗GPT 출시를 미리 통보받지 못했으며 당시 트위터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트먼은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사회에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펀드는 오픈AI가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운용하는 자금이다. 올트먼은 오픈AI가 비영리 법인이었던 과거부터 사실상 해당 펀드를 이용해 수익 창출 활동을 했다. 올트먼는 지난달 초 펀드 운용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토너는 "올트먼은 개별 사안에 대해 항상 큰 문제가 아니라거나 오해가 있었다는 둥 그럴듯한 설명을 내놓았다"며 "하지만 이런 일이 수년간 계속되자 그를 해고한 우리 4명은 올트먼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를 떠났던 머스크는 지난 3월 올트먼과 오픈AI를 향해 영리 추구를 멈추고 보유한 AI 기술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소장에서 "지금도 오픈AI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사명에 대해 'AGI가 전 인류에게 혜택을 주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계속 공언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세계 최대 기술 기업인 MS의 자회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올트먼은 해임 이후 사내 안팎의 강력한 반발로 5일 만에 다시 CEO 자리에 올랐다. 이후 올트먼을 쫓아냈던 4인의 이사 가운데 토너와 맥컬리를 포함한 2명의 사외이사가 퇴사했다. 쿠데타에 가담했던 유일한 사내 이사였던 수츠케버는 이사직만 포기하고 계속 오픈AI에서 직원으로 일했으나 결국 지난 14일 퇴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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