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6만원 무너져 52주 신저가
매물대 보니 7만원대 물량 43%
올해는 언제 샀든 전부 다 손실
하락세에도 개인 9월 8조 매수
최근 3년간
삼성전자를 사들인 투자자 10명 중 8명이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을 산 투자자 상당수가 8만원대 이상에서 거래를 했지만, 국내외 증권사는 연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낮춰잡아 시름이 커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3% 하락한 6만13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개장 직후 5만9900원까지 밀렸는데, 장중 주가가 6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3월16일 이후 1년 7개월만이다.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최근 3년간(2021년 10월1일~2024년 10월2일) 삼성전자를 사들인 주주 10명 중 8명은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코스콤 체크를 통해 최근 3년간 삼성전자 주식 매물대를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식 매수자 중 81.59%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 매물대는 해당 주가에 투자자들이 얼마나 거래했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가격 구간별로 보면 7만원대에서 거래된 물량(43.29%)이 가장 많았다.
올해 삼성전자를 사들인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이보다 더 클 전망이다.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사실상 투자자 전원이 손실 구간에 놓여 있다. 올해 삼성전자 주식 매수자들의 매물대를 세부적으로 보면 7만5000원~7만9900원에서 거래된 물량이 31.39%로 가장 많았다. 8만원 이상 가격에서 거래된 물량도 27.36%에 육박한다. '10만 전자'를 기대하는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7만~7만4900원선 거래 물량은 28.51%, 6만원대에서 거래된 물량은 12.76%에 그쳤다.
삼성전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국내외 증권사에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눈높이를 낮춘 영향이 컸다.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가도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절반가량 낮춰잡았다. 맥쿼리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이 발생해 평균 판매가격(ASP)이 하락하고
전방 산업 수요도 위축되면서, 삼성전자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납품이 늦어지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맥쿼리는 2026년 삼성전자 HBM 매출액을 130억 달러로
SK하이닉스(300억 달러) 대비 4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연일 낮추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을 밑도는 가운데 레거시 메모리 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3·4분기 예상 영업이익 추정치(10조2000억원)를 낮췄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바닥권 인식이 강해지고 있어 추가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역사적 주가순자산비율(PBR) 밴드 하단 부근에 있다"며 "악재는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여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접근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자 중심 메모리 수급 환경이 유지돼 내년 반도체 업황은 내년보다 양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삼성전자 주가가 바닥권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베팅하는 모습이다. 9월 한 달 만에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8조8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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