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5년 3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발표
전월 대비 1.4p 상승한 86.7...다섯 달 만에 반등
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에 부동산 거래도 늘어나
상호 관세 우려에 다음달 전망은 전월比2.4p 하락  |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이달 기업들의 경제심리가 다섯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반도체, 무선통신, 자동차의 수출 호조 등으로 제조업의 매출이 증가하고 비제조업에서도 부동산 거래 증가 등으로 업황이 소폭 개선된 결과다. 다만 4월 2일에 시행될 상호관세 우려에 내달 기업심리는 다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5개월 만에 반등한 기업심리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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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요약)’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6.7로 전월보다 1.4p 상승했다. 5개월 만에 상승 전환이자 지난해 6월(2.7p)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중 주요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 ~ 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달 기업 체감경기 상승세는 제조업이 주도했다. 제조업 CBSI는 전월 대비 1.8p 상승한 91.9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93) 이후 최고치다. 자금사정(0.9p) 및 업황(0.7p) 등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종별로 보면 금속가공이 방위산업,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로 개선됐다. 석유정제·코크스도 싱가포르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수익성 증가로 선방했고, 자동차의 경우 개별소비세 30% 인하에 내수 판매가 늘고 관세 전 조기 선적에 따른 수출이 늘며 개선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1.6p 높아진 95.8을 기록하며 지난 2024년 10월(94.7)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소기업도 2.3p 오른 87.8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3.1p)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은 2.1p 오른 97.6을 기록하며 지난해 7월(99.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기업도 한 달 동안 2.1p 오른 90.2로 집계돼 지난해 11월(90.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CBSI는 전월 대비 1.2p 상승한 82.9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2.5p) 이후 최대치 상승이다. 업황(0.7p) 및 자금사정(0.5p)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동산업이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 완화 등으로 매출이 늘며 반등했고 운수창고업은 영업일수 증가에 따른 매출 개선, 항공 여객 수요 증가 등으로 선방했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경우 계절적 요인으로 골프장 매출이 증가하고,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 관광객 유입으로 카지노 업황이 살아나며 개선됐다.
■美 상호관세 우려에 4월 기업심리, 하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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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
4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85.6로 전달보다 2.4p 하락했다. 지난 2월(85.4) 이후 최저치다. 제조업이 전월대비 1.2p 하락한 89.9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지난 2월(89.1) 이후 최저치다. 82.4를 기록한 비제조업도 전월대비 3.4p 하락하며 지난 2월(80.9) 이후 최저치였다.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다음달 2일 시행될 것으로 예측된 여파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아직 어떻게 적용될지 정해진 것은 없으나 업체들에서 4월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 반도체처럼 대미 수출이 큰 업종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 인력난· 인건비상승을 그다음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제조업의 경우 불확실한 경제상황은 전월에 비해 상승(3.1%p)한 반면, 원자재가격상승 비중은 전월에 비해 하락(-2.4%p)했다. 비제조업은 경쟁심화는 전월에 비해 상승(1.2%p)한 반면, 원자재 가격상승 비중은 전월에 비해 하락(-0.9%p)했다.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3.0p 하락한 87.2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9.7p)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여 산출하는 ESI 순환변동치는 87.3으로 전월보다 1.0p 감소했다. 지난 2020년 10월(84.2) 이후 최저치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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