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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2차 대면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이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제2차 소환조사를 마치며 '비상계엄 국무회의'를 둘러싼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 등을 캐물었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채상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외환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제3차 소환조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29일에 걸쳐 제1차 소환조사를 마친 후 제2차 소환조사의 일정을 통보한 것과 대조적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서 오전 9시4분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해서 오후 6시34분 조사를 마쳤다. 점심 식사 시간을 포함해 9시간 조사를 받은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저녁 식사를 거른 채 밤 11시30분까지 5시간가량 조서를 열람했다.
내란 특검팀은 이번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국무회의를 불법적으로 추진한 혐의(직권남용 혐의)를 집중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국무위원들을 배제하고 이들의 심의 의결권을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
내란 특검팀은 또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과정의 위법성을 가리려고 계엄 선포문을 나중에 허위로 작성한 것 아닌지를 살펴봤다. 이를 위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김주현 전 민정수석, 한덕수 전 총리 등 '사후 계엄 문건' 의혹의 핵심 관계자들이 사전에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내란 특검팀은 이밖에 이번 조사에서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와 대통령경호실을 통한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 외환 의혹 등을 조사했다. 여기서 외환 의혹이란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 등을 쌓기 위해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하는 등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이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은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로 불러 약 10시간 동안 조사했다.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경위와 당시 활동 내용 등을 캐묻기 위해서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추진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 전 대표 등 삼부토건 경영진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적극 이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6월께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혐의 등)을 받는다.
김건희 특검팀은 또 이 사안과 관련해 관련 부처를 이끌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출국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이 폴란드의 포럼 현장에 모습을 보였고, 행사가 열리기 며칠 전 국토부 고위 관계자가 삼부토건 측과 면담을 가졌기 때문이다. 다만 김건희 특검팀은 원 전 장관이 삼부토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까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채상병 특검팀은 외압 의혹의 몸통 격인 'VIP 격노설'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돌연 언론 브리핑과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대통령실 회의는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께 열렸는데, 실제로 이 전 장관은 같은 날 오전 11시 54분께 대통령실 명의인 '02-800-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은 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경찰 이첩 보류 및 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채상병 특검은 이에 오는 7일 오전 김계환 전 사령관을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김 전 사령관도 출석하겠다는 뜻을 특검에 밝혔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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