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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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지브뤼헤 항구에 18일(현지시간) 수입됐거나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늘어서 있다. 로이터 연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무역협상에서 요구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 15~20% 관세율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한국과 무역 협상에서도 최종적으로 15~18% 관세율로 타협을 볼 것이란 마이클 비먼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의 발언이 있었다.
트럼프가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한 4월 2일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관세를 적용토록 한 가운데 그가 최소 15% 관세율은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가 EU와 무역협상을 지속하면서 점점 요구조건을 강화하는 것은 EU가 견딜 수 있는 최대한도까지 관세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간 보기’에 가깝다.
소식통들은 아울러 EU가 제시한 자동차 관세를 서로 낮추자는 방안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요지부동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자동차 품목별 관세율 25%를 유지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과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마로스 셰프초비치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18일 EU 회원국 대사들에게 최근 자신의 워싱턴 회담에 대해 비관적인 평가를 전달했다.
한 미 행정부 관리는 FT에 EU와 무역합의에 이르더라도 10%를 넘는 상호관세율을 물리는 방안을 미국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EU와 무역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8월 1일부터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한 30% 상호관세율이 적용될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트럼프는 관세를 거둬들여 궁극적으로 소득세를 폐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높은 관세가 그저 협상용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들이 점차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는 부자들의 부담이 높은 직접세인 소득세를 없애는 대신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부담해야 해 저소득층 부담이 높을 수밖에 없는 관세에 천착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런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 품목별 관세 역시 협상 역시 여지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 목을 매고 있는 독일은 이런 현실에 점차 체념하는 모습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이 품목별 관세율 인하에 회의적이라면서 미국이 계속 버틸 경우 EU로서는 마땅한 답이 없다고 우려했다.
한 EU 고위 외교 관계자는 무역전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비관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가 지난 4월 무역협상을 시작할 때 제시했던 항구적인 상호관세율 15~20%를 고집하면 도리가 없다면서 EU는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EU가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철강과 알루미늄에도 각각 50%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또 다른 EU 외교 관계자도 보복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U는 미국의 핵심 교역 파트너다.
USTR, 미 상무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재화 교역에서 미국은 EU에 약 3700억달러어치를, EU는 미국에 약 606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지난해 EU와 상품교역에서 2360억달러 적자를 냈다.
EU의 대미 수출액은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 수출액 4389억달러를 압도한다.
다만 미국의 무역적자 1위 국가는 여전히 중국이다. 지난해 약 2954억달러 적자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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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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