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소방관 식대 현실화 이끌어 보람… 일 잘하는 의회 만들 것"

파이낸셜뉴스 2025.07.21 20:02 댓글 0

대담=안승현 전국부장
임기 반환점 맞은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3급 의정국장 신설 등 조직개편
지방의회 인사 독립의 '큰 성과'
새정부 소비쿠폰 사업비 관련
"서울시에만 25% 부과 아쉬워"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최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임기 반환점을 돈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의장은 과장급 조직인 현장민원과 신설 등을 보람있는 성과로 꼽았다. 사진=박범준 기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최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본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임기 반환점을 돈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의장은 과장급 조직인 현장민원과 신설 등을 보람있는 성과로 꼽았다. 사진=박범준 기자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민선 8기 시정의 동반자이자 감시자인 서울시의회 중심에 있는 최 의장은 "시민 편에 서서, 시민의 행복을 추구하겠다"던 1년 전 취임사처럼 늘 현장에서 시민의 요구를 폭넓게 챙기고 있다. 서울시의회 개원 이후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취임한 뒤 후반기 의장으로서 남은 임기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근 최 의장을 만나 의장으로서 보낸 1년에 대한 소회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의장으로 취임한 지 1년 됐는데 근황은.

▲알면 알수록, 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게 '의장의 일'이더라. 의장인 제가 솔선해서 발로 뛰면 뛸수록 의회 110명 의원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긍정적 변화의 총량도 늘어나는 게 느껴진다. 그만큼 반환점을 돈 지금도 현장을 폭넓게 챙기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효용감'을 느끼고 만족해하는 시민 여러분을 볼 때 그간의 노고에 보답을 받는 듯한, 큰 보람을 느낀다.

―지난 1년간 의장으로서 '이건 정말 잘했다'라는 게 있다면.

▲시민과 서울시, 시민과 서울시교육청을 잇는 연결고리가 되기 위해 17개 광역의회 어디서도 시도된 적 없는 조직혁신을 감행해 현장 민원을 전담하는 과장급 조직인 현장민원과를 신설했다. 현장민원과 산하에 3개의 팀이 있다. 접수된 민원은 민원조사관이 직접 현장 상황을 재차 파악하고 서울시와 교육청과 협의를 거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민께 2주 내 결과를 회신해 드리는 민원 대응원칙도 정착돼 가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더욱 정성껏, 세심하게 들으려는 노력을 시민들도 조금씩 알아 주시는 것 같다.

―직접 현장에서 겪었던 기억에 남는 일은.

▲작년 계엄 선포 후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가 계속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앞에 한남초등학교가 있다. 아이들이 그 주변을 지나다니기 굉장히 힘들어 했는데 교육청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더라. 아이들 등하교 시간에 사람들이 나와서 통학로를 좀 확보해 달라고 경찰청, 교육청,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 제가 요청했다. 시의회가 현장에 현수막도 달았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곳이니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나니까 학교에서도 현수막을 또 달고 하면서 정리됐다.

―소방이나 경찰 등에 대한 처우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

▲소방관분들 처우에 특히 관심이 많다. 소방관들 급식이 부실하다는 얘기가 많다. 작년에 소방학교에 가봤더니 1인당 5000원짜리 급식이더라. 인건비도 포함된 금액이다. 밥 조금, 된장국, 찜닭이라고 하는데 양배추밖에 없고, 간식은 식빵 테두리 튀긴 걸 1인당 2개씩 주더라. 식사량이 많지 않은 초등학교도 재료값만 3500원이고, 인재개발원은 7200원이다. 운동량이 많아서 식사량도 많은 예비 소방관들에게는 부실할 수밖에 없다. 너무 황당해서 올리자고 했더니 서울시에선 갑자기 올릴 수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안 해주면 예산안 전체를 상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논의 결과 인재개발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했고, 그래서 7200원으로 인상했다. 정말 보람 있었다. 경찰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에게 지급하는 복지포인트도 있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에서 서울시만 유일하게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 이유를 알아봤더니 지구대·파출소 업무가 자치사무보다는 국가사무가 더 많기 때문이라더라. 인사권도 서울시장이 아닌 경찰청장이 갖고 있다. 그래서 직접 현장에 가봤더니 지구대에서 전부 동네 일을 하고 계시더라. 그래서 추경에 넣어서 통과시켰다.

―새 정부가 들어섰다. 시의회 사무에 영향은.

▲우리는 하던 대로 잘 하고 싶은데 갑자기 대통령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발행하면서 지자체에 사업비 분담금을 내라고 한다. 정부가 100% 다 하는 줄 알았는데 지자체에 부과한 것이다. 특히 다른 지자체들은 10%를 분담하는데 서울시만 25%다. 서울시가 재정자립도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채무비율도 높다. 지방채를 발행하려면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상의도 전혀 안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다.

―의장이 된 후 서울시교육감이 새로 취임했다. 소통은 잘 되나.

▲큰 문제는 없다. 노력을 많이 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초·중·고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서울시의 기초학력보장지원 조례에 대해 대법원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교육감이 해야 하는 사무 중에서 아이들 기초학력 수준을 높이는 게 아마 제일 힘들 것이다. 서열화라는 너무 쉬운 프레임을 만들어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얼마 전 조직개편을 통해 3급 의정국장을 신설했다.

▲오랜 기간 노력을 했다.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지방의회 인사 독립으로 이뤄낸 괄목할 만한 성취라고 할 수 있다. 필요하다는 요구가 오랫동안 있었고, 김현기 전 의장님 때부터 계속 노력한 결과다. 3급이기 때문에 행정안전부와 국무회의까지 거쳐야 했다. 일각에서는 그냥 개방직으로 해서 마땅한 분을 모시고 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제 생각은 다르다. 당연히 우리 내부에서 열심히 일하신 분들 중에 승진시키는 게 맞다고 봤다. 내부에서도 정말 많은 의견을 청취한 끝에 승진자를 결정했다.

―정부와 국회에 요청하고 싶은 것은.

▲국회의원은 한 분 한 분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최대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다. 반면 현재 서울시의회는 의원 2명당 보좌관이 1명이다. 성과가 있어도 홍보하기가 쉽지 않다. 시의회 사무처에서 의원들의 성과를 홍보해주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다. 지원인력의 정수를 늘려 지방의원 1명당 지원 인력 1명으로 일대일 매칭하고 임기제에서 별정직으로 직제를 변경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에서 해주지 않고 있다. 열심히 하려고 해도 이런 한계가 있다. 행안부 및 지방시대위원회 등 새 정부 내각이 완성되는 대로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차원에서 재차 제도 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다.

―남은 임기와 그 이후 계획은.

▲남은 기간 바람은 11대 서울시의회가 일 잘하는 의회로 기억되고, 성공한 의회로 기록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회법 제정, 일대일 정책지원관 정수 확대와 같이 제도적 차원의 큰 과제를 남은 임기 내 관철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인 과제는 직원들에게 사랑받는, 일하고 싶은 따뜻한 일터로 의회를 만드는 것이다. 저는 직원이 감동하면 이 감동이 시민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시민 누구나, 시민 곁의 의회를 믿고 의지하며 이용할 수 있도록 진정한 변화와 결실을 만들어 나가겠다.

정리=
#서울시의회 #의장 #최호정 #시민 행복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