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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이에 대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가진 5차 북중정상회담에서 두 나라의 고위급 왕래와 전략적 의사 소통 강화에 나가기로 했다.
6일 조선중앙통신은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래왕(왕래)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나가는 문제와 관련하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이 언급한 '고위급 왕래'는 내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계기로 한 중국 고위인사의 방북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일각에선 시 주석이 2019년 이후 6년만에 평양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날 중국이 공개한 회담 결과문과 마찬가지로 이날 북한 보도에도 '한반도 비핵화' 관련 내용은 등장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앞선 1∼4차 방중 때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시 주석이 이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고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조중 사이의 친선의 감정은 변할 수 없으며 조중관계를 부단히 심화발전시키는 것은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확언했다. 이어 "조선은 앞으로도 국가의 주권과 령토완정, 발전리익을 수호하기 위한 중국 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립장과 노력을 전적으로 변함없이 지지성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중조는 운명을 같이하고 서로 돕는 훌륭한 이웃이고 훌륭한 벗이며 훌륭한 동지"라면서 "중국 당과 정부는 전통적인 중조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중조관계를 훌륭하게 수호하고 훌륭하게 공고히 하며 훌륭하게 발전시킬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여도 이 립장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측은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조선이 자기의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걸으며 조선식 사회주의 위업의 새로운 국면을 부단히 개척해나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고 알렸다.
통신은 회담이 따뜻하고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며 이날 오후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위한 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회담에는 북한 측에서는 조용원·김덕훈 당 중앙위원회 비서,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리룡남 주중 대사가 배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공산당 서열 5위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자리를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4일 저녁 전용열차로 베이징역을 출발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차이치 서기와 왕이 부장, 인융 베이징 시장,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 등이 베이징 기차역에 나가 김 위원장을 환송했다. 김 위원장의 베이징행에 동행했던 딸 주애는 첫날 열차에서 내릴 때만 포착됐을 뿐, 열병식 행사와 각종 정상회담 일정을 비롯해 떠나는 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지 하루 만에 축전을 다시 보내 북러 관계의 친밀함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북한 정권 수립 77주년 기념일(9·9절)을 앞두고 전날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발송했다.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친근한 벗인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일을 맞으며 가장 따뜻한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그는 "77년 전 우리나라는 새 조선 국가를 제일 먼저 인정하였다"며 "그때로부터 모스크바와 평양 사이의 관계는 세월의 시련을 영예롭게 이겨냈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이던 1948년 10월 12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신의 전투부대가 침략자들로부터 꾸르스크주 령토를 해방하는 데 영웅적으로 참전한 것은 로조(북러) 친선과 호상(상호) 방조의 뚜렷한 상징으로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앞으로도 공동의 노력으로 우리 두 국가들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해나가리라고 확신한다"며 "이것은 로씨야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친선적인 인민들의 리익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전반에서의 안전 및 안정보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에서 만나 지난 3일 양자회담을 했다. 모두발언 외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쿠르스크 파병 대가 협의, 쿠르스크 재건 지원을 위한 병력·파견 문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관련 추가 지원 방안,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 협력 전망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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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시스 |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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