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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이식하면 150세까지 살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2025.09.07 09:22 댓글 0

푸틴과 시진핑 속삭임으로 화제..의학계 “현실은 120세 벽”
생명연장 ‘마지막 희망카드’인 장기이식으론 10, 20년 연장
온병원 항노화연구소 “건강한 노년은 세월에 순응하며 살기”


장기 이식하면 150세까지 살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최근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장기이식으로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전문가들은 “장기이식은 분명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지만, 사람을 150세까지 살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장기이식은 생명연장의 ‘마지막 희망카드’인 건 사실이라는 게 의학계 정설이다. 신장, 심장, 간 등 장기이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새로운 시간을 선물하는 치료법이다. 미국과 영국의 장기이식 임상자료들을 보면 신장이식 환자는 평균 20년 이상 더 살 수 있고, 심장이식은 10∼15년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간이식도 10년 이상 살아가는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부산 온병원 한국임상장수항노화연구소 김동헌 소장(온병원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장기이식만으로도 환자의 삶이 크게 연장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150세까지 산다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라고 7일 설명했다.

그렇다면, 사람 수명은 어디까지가 한계일까.

세계적인 노화 연구자들은 인간 수명의 ‘자연적 한계’를 이론상으로는 150세까지 주장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115∼125세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확인된 최고령자는 122세(프랑스의 잔 칼망, 1875∼1997년)다. 이후 120세를 넘긴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대 노화연구팀 관계자는 “노화란 단순히 장기가 닳는 문제가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복잡하게 진행되는 퇴행 현상이기 때문에, 장기 하나를 새 것으로 교체한다고 해서 인생이 150년으로 늘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전승절 행사장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몰래 나눴다는 “장기이식으로 생명 불멸이 가능하고, 150세 시대가 올 것”이라는 속삭임은 ‘아직 멀었다’는 게 중론이다.

의학계와 제약업계는 장기이식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수명 늘리기’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면역억제제 라파마이신 같은 약물이 노화를 늦출 수 있는지 대규모 시험이 진행 중이다. 줄기세포 이식과 재생의학, 노화세포(좀비세포) 제거 약물(센올리틱), 심지어 유전자 편집까지 생명 연장을 위한 다양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기술들이 실제로 인간의 건강수명을 몇 년 더 늘릴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 현실에서 150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한계다.

국내 노화 연구 권위자는 “150세 수명 시대라는 표현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정치적 상징이나 미래적 수사에 가깝다”며 “현실적으로는 120세 안팎이 인간의 수명 한계선”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종합병원협회 정근 이사장(전 부산의대 안과교수)은 “푸틴과 시진핑의 ‘150세 발언’은 흥미롭지만, 현재까지의 의학 연구로는 ‘장기이식으로 가능한 건 생명 연장의 꿈이지 불멸이 아니다’라는 것이 답”이라고 강조하고 "앞으로 신약과 재생의학, 유전자 치료가 발전한다고 해도 150세 시대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라며 노년을 슬기롭게 대처하려면 세월에 순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잘 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스트레스 덜 받으면서 해마다 건강검진을 하는 일이야말로 현재 가장 검증된 장수비결이라고 정근 이사장은 덧붙였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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