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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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손가락을 들어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 연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주요 제재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건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같은 것(제재)을 하기”시작하고, 러시아로부터 석유 수입도 멈추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에 “중국에 50~100% 관세를” 물리라고 요구했다. 중국이 러시아 석유를 수입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군비를 지원하고 있어 대규모 2차 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에 대해 강한 통제권을 갖고 있고, 나아가 러시아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강력한 관세가 그런 통제를 끊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뒤에서 러시아를 조종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뉘앙스이기도 하다. 아울러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할 수 없도록 중국의 러시아 석유 수입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트럼프는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실제로는 러시아 제재에 나설 의지 없이 그저 말 잔치만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인 나토 국가들이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지 말고, 중국에도 최대 100% 2차 관세를 물리는 것을 조건으로 내건 것이 그 배경이다.
EU는 현재 중국과 무역협상 중이어서 대규모 2차 관세 추진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주요 교역 파트너인 중국의 보복도 각오해야 한다.
트럼프는 EU와 나토를 병풍 삼아 러시아 제재를 피하려는 인상을 주고 있다.
트럼프가 러시아 추가 제재를 망설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정을 중재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나토 소속 EU 국가들은 러시아 석유 의존도를 줄이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인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계속해서 러시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구매하고 있다.
트럼프는 “모두 알다시피 나토의 승리 다짐은 100%에 크게 못 미친다”면서 “일부가 러시아 석유를 구매한다는 것은 충격적이다”라고 비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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