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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석희의 질문들 3 |
[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영애가 2000년대 초반 벌어진 카드 대란 사태를 떠올리며 광고 모델로서 책임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영애는 지난 17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3’에 출연해 그간 찍은 광고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1990년 초콜릿 광고 모델로 데뷔한 이영애는 고(故) 최진실의 후속 모델을 뽑는 오디션에 갔다가 캐스팅돼 당일 촬영에 투입됐다고 한다. 당시 중화권 스타였던 유덕화와 함께 촬영한 이 광고로 이영애는 데뷔와 동시에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수많은 광고를 찍게 됐다.
손석희는 “17년 동안 240여 편의 광고를 찍었다고 하더라. 그게 가능한가 계산했더니 한 달에 하나꼴로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석희는 연극 연출가 김상수의 말을 인용했다. 김상수는 “광고가 보여주고 약속하는 이미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영애 배우는 잘 알고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영애는 “그렇다. 광고 모델도 배우로 나오는 거다. 광고에 맞는 콘셉트에 내용이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 연기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가끔은 TV 속 제 얼굴이 싫었다. 그래서 광고를 줄이기도 했다. 광고에 대한 부작용도 많았다”며 신용카드 대란 사태를 떠올렸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는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으로 수백만 명이 신용 불량자가 된 사건이다.
1999년 정부가 외환 위기 직후 급격히 위축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신용카드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초래됐다.
이에 1999년부터 2002년 중반까지 신용카드 장수가 3900만장에서 1억500만장으로 급증했고, 신용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현금 대출도 크게 늘어났다.
신용카드사의 과다 경쟁과 무분별한 사용이 반복되면서 개인 신용불량자 수가 2001년 245만명에서 2002년 264만명, 2003년 372만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영애는 “신용불량자 사회 현상이 아주 심각했다.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광고 모델을 한 입장에서 모델로서 책임감도 없지 않아 있다고 느꼈다”며 “충격이었고 마음이 아팠다. 그만하겠다고 한 광고도 여러 개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영애는 2008년 방송된 MBC 스페셜 ‘나, 이영애’에서도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카드사 모델로 활동할 때 무차별적인 카드 발급과 사용으로 신용불량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많이 생각했다”며 “내 잘못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걸 보고 모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이후 광고 촬영할 때 광고주에게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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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석희의 질문들 3 |
#손석희 #이영애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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