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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은 좁다… 韓대표 항공기술로 우주 무대 연다 [비상하는 ‘통합 대한항공’]

파이낸셜뉴스 2025.10.12 19:00 댓글 0

(상) ‘2040 우주수송기업’ 청사진 제시
여객사업 넘어 항공기 제작 참여
보잉·에어버스 기체 구조물 개발
기술 입증으로 관련 매출 증가세
미래 모빌리티 성장역량도 눈길
나로호 발사운용·엔진개발 기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본격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항공기 구조물 제작부터 우주발사체·인공위성 개발까지 항공우주사업에 적극 뛰어든 것이다. 여객·화물 사업에만 머물지 않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부산 테크센터를 중심으로 항공기 완제기 및 부품 개발, 위성체 및 발사체 개발, 무인항공기 개발 및 항공기 개조 및 성능개량 등을 수행하며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산업 종합 기업으로 발돋움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항공사가 항공기 운항뿐 아니라 제작까지 뛰어는 건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파이낸셜뉴스는 3회에 걸쳐 대한항공의 미래 성장동력 추진 과제를 점검한다.

대한항공이 지난 6월 '2025 합동군사우주력 발전 심포지엄'에서 전시한 5공중발사체 모형과 3t엔진, 연소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은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보잉, 에어버스와 같은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들과 협력하는 한편, 위성 구조계 개발 사업을 지속하고 우주수송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등 미래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축으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보잉·에어버스에 핵심 부품 공급

1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우주사업 매출은 593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2022년 4910억원, 2023년 5407억원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제작에 참여하는 항공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5년 보잉과 보잉 787 드림라이너 구조물 국제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입했다. 이외에도 보잉 747 날개 구조물 제작부터 717, 737, 767, 777, 747-8 등 다양한 기종의 민간 항공기 부품을 제작하며 세계 무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날개 끝 장치인 '레이키드 윙 팁' △날개 아래 유선형 보호 덮개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 △항공기 꼬리 부분에 장착하는 후방동체 '애프터 보디' 등 보잉 항공기의 핵심 구조물 제작을 책임지고 있다.

에어버스와의 협력도 긴밀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0년 에어버스 A320 시리즈 성능개선사업 국제입찰에서 일본, 프랑스, 독일 기업을 제치고 샤크렛 제작사로 최종 선정됐다. 샤크렛은 레이키드 윙 팁의 일종으로, 항공기 날개 끝에 장착돼 공기저항을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이는 구조물을 뜻한다. 2012년 첫 납품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4800대에 달하는 샤크렛을 공급해왔다. 또한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A350 기종의 전·후방 카고도어 및 벌크도어도 납품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운항 중 안정성과 직결되는 고정밀 복합재 구조물인 카고도어를 전량 설계·개발하며 대한항공만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에어버스가 주관하는 국제 연구개발 프로젝트 '윙 오브 투모로우'에 아시아 유일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새로운 공법으로 제작한 윙 팁 시제품을 납품하는 등 기체 구조물 연구 개발 역량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선도

대한항공은 '수송보국'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눈을 돌렸다.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꼽히는 도심항공교통(UAM)과 우주발사체 사업이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은 2023년 현대자동차,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와 협력해 UAM 실현과 사업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지난해 4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 '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를 수행했다. 올해 2월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드론쇼 코리아에서 UAM 통합관제 솔루션 'ACROSS'를 공개해 UAM 상용화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춰 우주수송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2년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 조립 및 발사운용과 75t급 엔진 및 7t급 엔진 개발 과정에 참여하며 국내 우주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2023년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위성 1호기 구조계 개발사업 협력을 시작하며 인공위성 개발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중발사체, 지상발사체, 궤도 수송선, 달 착륙선 등 다양한 우주수송 플랫폼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경쟁력을 기반으로 2040년까지 우주 물류수송 산업화 등 지속 가능한 우주수송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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