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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 홍보하며 모은 '지정 기부' 10억…보훈부, "'지정된 곳'에 쓰였는지 모른다"

파이낸셜뉴스 2025.10.15 06:51 댓글 0

제복 근무자 돕기 위한 취지로 10억 기금
한 계정으로 운영.. 사실상 지정기부 불가


방탄소년단 RM이 지난 6월 10일 오전 강원 춘천시 한 부대 인근에서 전역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방탄소년단 RM이 지난 6월 10일 오전 강원 춘천시 한 부대 인근에서 전역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보훈부가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자신의 생일에 맞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제복 근무자를 돕고 싶다며 1억원 기부한 걸 홍보하며 10억원을 모금했지만, 이렇게 모은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JTBC는 지난 14일 RM이 지난해 9월 군 복무 중 보훈부에 1억원을 기부한 데 힘입어 10억원의 기금을 모았음에도 정작 보훈부는 이렇게 모인 기부금이 지정한 곳에 쓰였는지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당시 RM은 "저희가 활동할 동안에 많은 분들이 저희 대신 나라를 지켜주시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던 것 같다"면서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을 입고 헌신하는 근무자들을 돕는다는 취지로 지정 기부에 나섰다.

이에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제복 근무자들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라며 감사 편지를 쓰고 RM 사례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덕분에 기부자가 직접 사용처를 정할 수 있는 '지정 기부'의 기부자 수는 2000여 명까지 급증했고, 금액도 100배가 뛰어 10억원이 됐다.

문제는 이렇게 모인 지정 기부금이 지정한 곳에 사용됐는지 파악할 길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 따라 기부금은 '국가유공자 지원 계정' 하나로만 운영되다 보니 모든 기부금이 한 계정에 모여 다른 재원과 섞였다.

따라서 기부자가 특수임무 유공자나 제대 군인을 위해 써 달라고 해도 반영할 수 없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정기부 등이 어렵다는 사실을 사전에 보훈부가 인지했음에도 국민에게 허위 사실을 홍보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훈부 관계자는 "기부금은 수기로만 관리할 뿐, 사실상 세부 집행은 어렵다"면서 "기부 범위가 여전히 제한되는 것을 알면서도, 홍보 차원에서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JTBC 측에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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