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장 국감서 날선 공방
여권 李대통령 상고심 자료 요청
추미애 법사위원장, 현장검증 강행
국힘, 회의실 문 막고 "불법" 반발
曺 출석 "본연의 사명 다하려 최선"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5일 진행한 대법원 현장검증 국정감사는 여야 입장 차로 파행이 빚어졌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질의서를 들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정면 가운데)에게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관련 서류'를 제공해선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5일 대법원 현장 국정감사가 여야 공방으로 얼룩졌다.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공방을 이어가며 난타전을 벌였다. 국감은 이날 여당 주도로 국회가 아닌 대법원에서 열렸는데 더불어민주당이 현장검증을 강행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반발하며 국감 보이콧을 선언하고 대법원 현장 국감에서 퇴장했다. 현장 점검 후 재개된 감사에선 범여권 의원들만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부터 대법원 청사에서 진행된 국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국감 종료를 앞두고 10분여간 정회된 사이 현장에 출석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구성원들은 위원님들께서 해 주신 귀한 말씀을 토대로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고 겸허한 마음과 굳건한 소명 의식으로 본연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또 "국정감사 과정에서 해소되지 않은 부분 중 답변이 가능한 부분들은 추후 파악해 법원행정처장을 통해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법사위 대법원 국감 파행의 핵심 쟁점은 현장검증이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법사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국정감사를 시작하고서 곧이어 "대법원에 대한 현장검증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은 "오늘 현장검증은 대선 후보 파기환송 판결 과정에서 전산 로그기록 등 관련 자료와 대법관 증원 관련 소요 예산 산출 근거 자료를 검증해 파기환송 과정에서 정당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관계자는 검증에 적극 협조해달라"며 "오후 질의응답 시에는 (조희대) 대법원장님 인사말과 마무리 종합발언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서 범여권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상고심과 관련된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형사사건 상고심 접수 사건 대법관 검토 자료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일 대법원 긴급회의 자료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천 처장이 준비한 인사말을 하지 못하고 있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원행정처장의 입장을 말하게 해달라"며 반발에 나섰다.
공방이 계속 이어지자 추 위원장은 정오께 감사 중지를 선포하고 곧장 검증을 위해 현장으로 이동할 것을 제안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실 문을 막아섰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무시하고 국감장을 벗어나 이동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대하며 현장검증에 참석하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천 처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이석에도 자리에 남아 통화를 하는 등 돌발행동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천 처장은 5분 뒤 국감장을 떠나 승강기를 타고 이동, 6층 처장실에서 추 위원장과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과 함께 1시간가량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법사위원들과 대법원 16층 오찬장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현장검증 강행에 반발했고,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 현장)검증이 불법이라고 했는데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검증을 강행하고 있다"며 "법원을 압박하면서 대법정, 소법정 등 대법원을 휘젓고 다니고 있다. 한 마디로 법원 점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증 목적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 재판 무죄 만들기고 사법부를 그들의 발아래 두겠다는 사법 해체 진행"이라고 주장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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