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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파이낸셜뉴스] 수면 중 무의식 상태에서 성적 행동을 보이는 '섹섬니아(sexsomnia)'가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의학전문지 코메디닷컴에 따르면 노르웨이 베르겐대 연구팀은 최근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11%가 평생 한 번 이상 섹섬니아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이 중 6%는 최근 3개월 이내에 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베르겐대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 중 자위 행위'가 5%로 가장 흔했으며, 상대방을 더듬는 행동이 4%로 그 뒤를 이었다. 실제 성행위까지 이어진 경우는 2% 미만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 중 자발적인 오르가슴이나 성적 소리를 내는 행동도 보고됐다.
평생 경험률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스트레스와 피로, 불규칙한 수면 패턴 등이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섹섬니아는 몽유병, 잠꼬대, 수면 식사 등을 포함한 '파라솜니아'(사건수면)의 한 형태다. 주로 깊은 비렘(NREM) 수면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면 중 자위나 파트너 접촉, 성교 시도, 자발적 오르가슴 등 다양한 성적 행동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은 다음 날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1909~2023년 발표된 '사건수면' 관련 논문 72편을 분석한 결과 "수면 중 성행위는 인지 기능은 깊은 잠에 빠져 있지만, 몸은 활성화돼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멀리하는 등 스트레스와 불안요소를 줄이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실제 수면 환경 개선, 유발 요인 조절, 동반 질환 치료를 통해 증상이 완화될 수 있으며,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양압기 치료 후 증상이 사라진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수면의학 전문가들은 섹섬니아가 생각보다 흔하지만, 부끄러움이나 인식 부족으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노스웨스턴대 신경학과 제니퍼 문트 교수는 "수면중 성행위는 몽유병과 같은 질환이다"라며 "본인과 주변 사람에게 큰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이 같은 장애를 알게 되면 즉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성적 행동 아카이브'(Archives of Sexual Behavior)에 게재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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