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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64명 송환 소식에 피해자들 "수백명이 파산했는데 기쁘냐" 분통

파이낸셜뉴스 2025.10.18 09:32 댓글 0

범죄 가담 구금자 태운 전세기 오늘 오전 인천공항 도착

캄보디아 64명 송환 소식에 피해자들 "수백명이 파산

[파이낸셜뉴스]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스캠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를 타고 18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기쁜 소식이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이 국내 수사망에 들어오더라도 피해금 회복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5분(한국시간 오전 3시 15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한 송환이 이뤄졌다. 전세기에는 현지에서 온라인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됐던 한국인 64명 전원이 탑승했으며, 인천국제공항에는 오전 8시 30분께 도착했다.

64명 중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검거 작전 때 붙잡혔으며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단지에서 벗어난 사례로 전해졌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으로, 일부는 인터폴 적색수배자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에서 200억원대와 10억원대 피해를 낸 조직에 연루된 인물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범죄자들을 해외에서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로 지난달 필리핀에서 한국인 피의자 49명이 한 번에 돌아온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송환 작전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해당 소식을 반가워하지 않았다.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부업 사기’에 당해 1억 4800만원을 잃은 A씨(48)는 18일 연합뉴스를 통해 “이들 때문에 수백, 수천 명이 파산했는데 송환 소식이 기쁜가”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물건을 대신 구매해 보내면 보수를 준다는 말에 속아 대출까지 받았다”며 “매달 380만원씩 개인회생금을 갚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남부지법에서는 이 조직의 팀장격인 B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범죄단체가입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그는 이달 1일 검찰로부터 징역 40년을 구형받았다. 피해액은 무려 155억5000만원, 피해자는 359명에 달한다. 특히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변제할 재산이 없다”는 진술이 나와 피해자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또 다른 피해자 C씨(35)는 “법정에서 판사가 ‘피해자들이 가져갈 돈이 있겠느냐’고 묻자 검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며 “팀장 역할을 했는데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각에서는 주범이 잡히지 않아 피해자 배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며 범죄수익 대부분이 중국계 조직으로 흘러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미국·영국이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을 제재한 것처럼 우리 정부도 관련 기업과 단체의 자금 흐름을 추적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캄보디아 64명 송환 소식에 피해자들 "수백명이 파산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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