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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기아 커플석 40만원"…암표 1만장 판 40대, 순익만 3억원

파이낸셜뉴스 2025.10.22 06:48 댓글 0

지난 5월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 전광판에 전 좌석 매진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지난 5월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 전광판에 전 좌석 매진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매크로(Macro)를 이용해 프로야구 티켓을 대거 예매한 뒤 암표를 판매해 수억원을 챙긴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업무방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A씨(42)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경기 일대 피시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 인원 및 좌석 좌표를 자동 입력하는 방식으로 총 5254회에 걸쳐 프로야구 티켓 1만881장을 예매해 암표로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매크로는 단순 반복 등 특정 작업을 자동 반복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로,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등 온라인 예매 사이트 등에서 많은 표를 선점하는데 악용되고 있다.

A씨는 예매한 티켓을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총 5억7000만원 상당의 돈을 받고 거래했으며, 3억1200여만원에 달하는 순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정가 4만원 상당의 한화 이글스와 기아 타이거즈 경기 1루 커플석을 10배 비싼 40만원에 파는 등 많게는 10배에서 15배 비싸게 표를 판매했으며, 지난 3월 22일에는 하루에만 야구 경기표 128장을 팔아 1527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프로야구 인기가 올라 매크로로 예매가 어려워지자 선예매를 할 수 있는 구단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뒤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하는 방식으로 암표로 팔 좌석을 선점했고, 대부분의 구단 경기표를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족의 ID 등 복수의 계정을 매크로 예매에 활용했으며, 대기 없이 좌석 선택 창으로 바로 연결되는 '직접링크' 주소를 이용해 예매 속도를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암표 판매 단속에 나선 경찰은 A씨의 불법 정황을 포착했다.

잠복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7월 25일 경기 여주 소재의 한 피시방에서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 등을 벌려고 범행했고 매크로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수사를 벌인 경찰은 암표 구입용 매크로 프로그램 판매 정황을 포착해 추적에 나섰고, 지난 14일 B씨(26)와 C씨(28)를 체포했다.

A씨와 별도로 검거된 B씨와 C씨는 암표 구입용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총 973명에게 1488회에 걸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단순 예매 기능 외에도 취소 표 자동 구매 기능이나 다수의 예매 사이트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제작해 프로그램 개수와 기능에 따라 4만∼12만원씩을 받고 판매했으며, 총 86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암표 예매용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제작해 유포하는 업자들을 검거하고, 프로구단이 팬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선 예매 제도'가 암표팔이로 악용되는 점을 확인했다"며 "건전한 관람환경 조성을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 제작·유포와 암표팔이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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