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매물 쏟아져 낙폭 확대
안전자산도 언제든 급락 가능성
코스피도 단기급등 피로감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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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금 시세가 12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전광판에 표시된 금 시세.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보다 5.07% 내린 온스당 4138.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합뉴스 |
고공행진하던 국제 금값이 하루 만에 5% 이상 급락하면서 조만간 '에브리싱 쇼크'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단기급등 피로감 등으로 고점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목하면서 내년에 횡보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22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이날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금현물'은 2만7740원으로 전일 대비 5.47% 하락했다. 지난 15일 3만2015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13.35% 급락했다. 다른 금 ETF 지수인 △TIGER KRX 금현물(-5.32%) △KODEX 골드선물(H)(-4.15%) △TIGER 골드선물(H)(-4.32%) 등도 이날 하락 마감했다.
국제 금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1일(현지시간) 금 선물 가격은 4138.50달러로 전날보다 5.07% 떨어졌으며,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125.62달러로 전날보다 5.3% 하락했다.
앞서 국제 금 가격은 올해 들어 60% 가까이 상승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갈등 우려와 미국 정부 셧다운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매수세가 몰렸다. 개인투자자들도 최근 1개월간(9월 22일~10월 21일) ACE KRX 금현물과 TIGER KRX 금현물 등을 각각 3402억원, 2350억원 순매수했다.
하지만 안전한 피난처로 주목받던 금값이 큰 낙폭을 보이자 전문가 사이에서도 다른 자산 역시 언제든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전날 금값 하락은 과도한 랠리에 의한 차익 실현이 이유로 꼽힌다. 국내 증시 역시 신고가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차익 실현 매물에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 2일 종가 기준 2398.94와 비교해 이날 3883.68로 10개월 만에 61.89% 상승했다. 기관에서도 단기간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 "최근 청년층과 50·60대 이상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신용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시장이 예측과 다를 경우 손실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선 목전에 있는 '코스피 4000' 달성 이후 조정 국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국내의 경우 그간 코스피 상승을 이끌던 정책 모멘텀이 11월 정기국회 이후 동력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아울러 글로벌 증시를 이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가 인플레이션 우려 제기로 언제든 제동이 걸릴 수 있는 것도 부담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진행된 랠리의 종료 시점은 '금리'에 달려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더 이상 돈을 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 전체적으로 자산 시장이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생기고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랠리가 종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정 국면에 접어들어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하락을 방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11월 중 코스피지수가 4000을 달성한 이후 물가지표에 따라 내년 3~4월쯤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될 수도 있다"며 "개인들의 투자금이 코스피로 많이 들어온 만큼, 외국인 등이 코스피에서 빠져나가더라도 지수 방어 역할을 해 횡보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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