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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한화세미텍 TC본더 특허전 '점입가경'

파이낸셜뉴스 2025.10.29 07:22 댓글 0

한화세미텍, 김앤장 앞세워 소송 제기
앞서 한미반도체 작년 12월 소송 시작
한화세미텍 올해 5월 무효심판 청구
HBM 핵심 장비 TC본더 수요 견조해
SK하이닉스 등 TC본더 발주 예상
"특허전, 향후 TC본더 발주 영향 줄 것"


한미반도체 TC본더4 장비. 한미반도체 제공
한미반도체 TC본더4 장비. 한미반도체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간 특허소송이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인 '열압착장비(TC본더)' 분야에서 경쟁 중이다. 양사간 특허소송이 향후 있을 SK하이닉스 TC본더 발주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최근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소송 대리인으로 선임한 뒤 한미반도체를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한화세미텍은 TC본더에 들어가는 부품 일부를 특허소송 쟁점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미반도체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전 세계 TC본더 시장 1위로서 독자적인 원천기술과 함께 최장 업력을 보유했다"며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적반하장"이라고 강조했다.

TC본더는 반도체 칩과 칩 사이에 일정한 열과 압력을 가해 붙이는 기능을 한다. 특히 D램 메모리반도체 여러 개를 위아래로 붙여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HBM 생산에 필수로 쓰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인공지능(AI) 가속기에 들어가며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양사간 TC본더 특허소송은 지난해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12월 한화세미텍이 자사 TC본더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면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내용은 2모듈과 4헤드 구조 등이었다.

이에 한화세미텍은 지난 5월 한미반도체를 상대로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했다. 또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에 자사 반도체 장비와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하라는 내용증명을 한미반도체 임원에 발송하기도 했다.

양사간 특허소송이 향후 있을 SK하이닉스 TC본더 발주에도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연내 수백억원 규모로 TC본더 발주를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상반기 진행한 SK하이닉스 TC본더 수주전에서는 양사가 무승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에 각각 428억원, 385억원 규모로 TC본더 장비를 발주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한화세미텍이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을 공시한 만큼 실제 양사 수주 규모는 비슷한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소송에서 질 경우 이미 반도체 업체에 납품한 장비까지 들어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이유로 양사간 특허소송 과정과 결과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TC본더 발주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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