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사상 최대 실적
자율주행·로보틱스 활용 앞두고
HBM·DDR5·SSD 등 수요 급증
2027년까지 물량 공급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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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첫 10조 클럽SK하이닉스가 연결 기준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이 11조38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1.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특히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연합뉴스 |
"이번 메모리 사이클은 2017~2018년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과는 양상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의 메모리 수요는 인공지능(AI) 패러다임 전환에 힘입어 훨씬 폭넓은 응용처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
SK하이닉스가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세우면서,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막을 올렸다. 특히 이번 사이클은 메모리 제품이 일반·AI 서버는 물론, 새로운 응용처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따른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생산능력(캐파) 증설·투자 확대 등을 통해 올해부터 이어지는 메모리 호황기에 적기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AI 메모리 수요 변화로 호황기 온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9일 진행된 3·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시장의 성장과 수익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글로벌 AI 업체들이 투자 규모를 경쟁적으로 확대하면서, HBM,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엔터프라이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다양한 메모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메모리 시장은 D램, 낸드 등 전 제품군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초호황기에 진입한 상태다. 최근 주요 AI 기업들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잇달아 체결하며 AI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점도 업황에는 긍정적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HBM뿐 아니라 일반 D램, 낸드 모두 내년 물량을 완판한 상태다.
과거와 달리 이번 슈퍼사이클은 메모리 응용처 다변화로 인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은 "AI는 중장기적으로 자율주행이나 로보틱스 AI와 같이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응용처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메모리 수요에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전망도 밝다.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 성장률이 올해 10% 후반에서 내년 20% 이상으로 확대되고, 낸드 역시 올해 10% 중반에서 내년 10% 후반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당분간 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힘들고오는 2027년에도 수요 대비 공급이 타이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초호황기 수요 대비 내년 투자 확대
SK하이닉스는 캐파 증설 등을 통해 'AI 메모리 초호황'에 선제 대응하고,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최근엔 HBM 생산 핵심 기지가 될 청주 M15X 팹(공장)의 클린룸(청정실)을 조기 오픈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김 CFO는 "메모리 수요가 기존 예상보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 M15X의 캐파 램프업(확대) 일정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 1기 팹의 건설 및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건설 준비 등을 감안하면, 인프라 투자 규모는 내년에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세대 HBM 경쟁에서도 1위 자리를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류 제품인 HBM3E(5세대)에 이은 HBM4(6세대)를 4·4분기부터 출하하기 시작해 내년에는 엔비디아 등에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 또 다음 세대인 HBM4E(7세대) 개발에도 속도를 내며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기태 HBM 세일즈마케팅담당은 "HBM4E부터 점진적으로 확대될 커스텀HBM은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제품이 개발된다"며 "이는 특정 고객과 소수 공급업체 간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거래 확대로 이어져, 메모리사들의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 개선에 더욱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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