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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선옥 K-푸드 협의회 추진위원장 "한류 넘어, 국가전략 시작" [단독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2025.11.01 10:00 댓글 0

'K-푸드 협의회' 추진위원장인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1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세대 급식외식경영연구실 허수정 연구원 제공
'K-푸드 협의회' 추진위원장인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1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세대 급식외식경영연구실 허수정 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제는 밥을 짓는 시대가 아니라 산업을 짓는 시대입니다."

'K-푸드 협의회' 추진위원장인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1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가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식이 세계인의 식탁 위로 오르는 현상을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 산업의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추진하는 'K-푸드 협의회'는 그 전환의 첫 번째 실천적 무대다. 내달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공식 출범하는 협의회는 정부·산업계·학계·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민·관·산·학 협력 플랫폼으로, K-푸드의 구조적 성장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20여년간 미국에서 식품 서비스 산업을 연구하며 글로벌 외식 시장의 구조를 체득한 함 교수는 K-푸드를 한류의 부산물이 아닌, '국가 전략 자산'으로 바라본다.

K-푸드가 지금 주목받는 건 K팝과 드라마 덕분이지만, 본질은 그 이상이라는 게 함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파스타나 일본의 스시처럼 한국 음식도 단순한 메뉴가 아니라, 한국의 정체성과 가치가 담긴 '생활 양식'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푸드가 문화·경제·외교를 잇는 전략 산업으로 발전해야 지속성을 갖는다"며 "한류를 소비재로만 볼 게 아니고, 산업의 체계와 기술,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푸드 협의회' 추진위원장인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1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세대 급식외식경영연구실 허수정 연구원 제공
'K-푸드 협의회' 추진위원장인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1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세대 급식외식경영연구실 허수정 연구원 제공


'K-푸드 협의회'는 단순한 학술 모임이 아니다. 산업 현장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정책 실행형 플랫폼을 표방한다.

"대기업은 대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 진입을 해결하지만, 중소기업은 정보 접근조차 어렵습니다. 예컨대 미국 수출을 위해선 위생·시설 인증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은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정부 부처마다 각 국가의 인증 기준을 탑재해놓고 있기는 하지만, 기업들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실무 프로세스 '가이드 라인'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함 교수는 "협의회가 이런 절차를 체계화하고,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프로세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급식학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학계의 역할을 '산업과 정책의 가교'로 규정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함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방부 등 정부 정책 과제와 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산업의 구조와 정책 간극을 심도 있게 연구해왔다. 아울러 급식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 최전선 군부대까지 숱하게 찾아가 실태를 파악하기도 했다.

교수들이 현장을 제대로 알아야 정책을 설계할 수 있다고 밝힌 그는 "산업과 정부가 따로 움직이면 정책은 중복되고 산업은 단절된다"며 "학계가 산업의 문제를 연구하고, 정부가 이를 정책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그 중간 역할을 협의회가 맡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향후 'K-푸드 협의회'는 '산업 중심의 정책화'를 목표로 나아갈 방침이다. 아울러 수출 인증, 인력 양성, 글로벌 네트워크, 신사업 개발을 통합해 원스톱 수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K-푸드 산업 발전을 위해 이제는 범부처가 유기적·통합적 전략 개발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산업이 중심에 서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으로 연결하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푸드 협의회' 추진위원장인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1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세대 급식외식경영연구실 허수정 연구원 제공
'K-푸드 협의회' 추진위원장인 함선옥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1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세대 급식외식경영연구실 허수정 연구원 제공


'제대로 된 식품산업을 세우는 일이 곧 애국'이라고 소신을 밝힌 함 교수는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의 가치관도 명확하다.

"'작은 떡을 찾느라 큰 떡을 놓치지 말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하는데, 꿈은 크게 가져야 합니다. 세계는 넓고, K-푸드의 미래는 우리가 만드는 겁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도 다시 '산업'이라는 단어를 거듭 강조했다. 그에게 K-푸드는 단순한 식품이 아닌, 국가의 미래 전략이자 문화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류를 소비재로만 볼 때가 아닙니다. 산업의 체계와 기술, 정책이 함께 움직일 때 진짜 경쟁력이 생깁니다. K-푸드는 그 변화의 중심에 설 것입니다."
그가 청사진을 제시한 'K-푸드 협의회'는 학문에서 산업으로, 산업에서 국가 전략으로 가는 긴 여정의 중심에 서 있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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