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고환율 등 악재 겹쳐
식품업계 3분기 영업익 감소 전망
해외비중 큰 삼양식품 등은 견조
최근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돌파하며 증시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국내 식품사들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내수 부진과 맞물려 달러 환율 강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반면, 삼양식품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 기업은 K푸드 흥행에 따른 견조한 매출 실적을 이어가는 등 업체간 희비가 갈렸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중 식품 업계의 올해 3·4분기 실적 공시가 예정된 가운데 식품 업체 8곳 중 절반 이상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CJ제일제당의 경우 3분기 매출은 7조6188억원, 영업이익은 3752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약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10% 줄어들 전망이다. 바이오 부문 부진과 일회성 비용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롯데웰푸드, 오뚜기, 풀무원, 빙그레 등도 매출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은 735억원으로 3.31% 줄었고, 오뚜기(-4.82%), 풀무원(-5.77%), 빙그레(-8.51%) 등도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증권가 추정치로 실제 실적은 조정될 수 있다.
반면, 삼양식품과 농심, 오리온 등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하며,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삼양식품 영업이익 추정치는 13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증가한다. 같은 기간 농심의 영업이익 추정 평균치는 45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오리온도 지난해보다 1.70% 증가한 14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북미·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이어가며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은 성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말 해외 매출 비중은 78%에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80%까지 늘어났다.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 2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등 생산량 증대에 나서고 있다.
농심 역시 최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한 제품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말 37.9%였던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 상반기 38.9%로 소폭 증가했다"며 "라면과 함께 스낵을 제2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장기적으로 해외 생산 거점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최근 코코아, 버터, 탈지분유 등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은 실적 개선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앞서 식품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잇따라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가격 인상 효과를 원자재 가격 증가분이 상쇄하고 있지만, 향후 원자재 가격 하락이 반영되면 식품사들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