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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정말로 풀릴까?" K팝 9년 '한한령' 해제 임박 신호에 가요계 초긴장

파이낸셜뉴스 2025.11.02 20:49 댓글 0


이재명 대통령과 1일 경북 경주시 소노캄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중 국빈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1일 경북 경주시 소노캄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중 국빈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K팝의 중국 시장 재개방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가요계는 섣부른 희망을 경계했다.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K팝 공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2016년부터 9년 가까이 이어진 한한령(限韓令, 한류 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 역시 시 주석을 만나 대중문화를 통한 양국 국민의 교류 증진을 기원한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하지만 대중문화교류위는 이러한 기대를 "과도한 해석은 조심스럽고 성급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공식 입장을 냈다.

중국은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비공식적 보복 조치로 한한령을 적용해왔고, 그 결과 한국 대중음악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허가되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 국적이 아닌 외국 국적의 K팝 스타들은 중국 TV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지만, K팝 그룹의 대규모 콘서트는 열리지 못하고 노래 없는 소규모 팬 미팅만 간헐적으로 열렸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열리면 큰 기회라는 사실은 인지하지만, 해제 기대감이 반복적으로 무산된 경험 때문에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준비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한령은 풀려봐야 아는 것이라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 2~3월, 6~7월에 중국 엔터사 관계자들이 한한령 해제를 기대하며 방한했다가 8월 이후 발길이 끊긴 것을 보고 해제가 어렵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5월 그룹 이펙스(EPEX)의 중국 공연 발표 후 취소, 걸그룹 케플러(Kep1er)의 팬콘 연기 등 '불가피한 현지 사정'을 이유로 돌연 행사가 무산되는 사례가 반복되었다.

모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선 손해가 막심할 수 있어 중국 관련 행사에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K팝은 과거 중국 시장에 진출해 H.O.T.의 베이징 콘서트(2000년)처럼 큰 인기를 얻었고, 장나라나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엑소(EXO) 등이 중화권에서 최상급 인기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역사가 있다. 특히 2010년대에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중화권 출신 인재를 적극 발굴해 기용했지만, 한한령 이후 이들의 정치적 발언이나 한국 문화에 대한 존중 결여 등의 논란이 리스크로 작용했고, 2020년대 들어서는 그룹 내 중화권 멤버의 수가 확연히 감소하고 그 자리를 일본인 멤버가 채우는 등 전략적 변화를 겪었다.

현재는 한한령 속에서도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중국인으로만 구성된 현지화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식지 않았고, 아이브나 에스파 같은 걸그룹의 앨범이 중국 공동 구매를 통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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