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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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조지 부시 국제공항에서 3일(현지시간) 항공기에 탑승하려는 여행객들이 보안검색을 기다리고 있다. AP 뉴시스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3일(현지시간) 34일째로 접어들었다. 이날 자정을 넘기면 역대 최장 기록과 동률이 된다.  
항공 교통 등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여행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셧다운이 길어질 경우 여행 업계 최대 대목 가운데 하나인 추수감사절 연휴 특수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은 오는 27일 시작해 30일까지 이어진다.   
 역대 최장 셧다운 예고 
 백악관과 여당인 공화당이 협상안을 내놓지 않고, 야당인 민주당은 버티면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이날 34일째 이어졌다.  
이전 최장 기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인 2018~2019년 기록이다. 예산안 대치로 2018년 12월 22일 시작한 셧다운이 이듬해인 2019년 1월 25일까지 35일을 지속했다.  
셧다운이 4일까지 이어지면 역대 최장 기록과 같아지고, 5일 이후부터는 새 최장 기록을 쓰게 된다.  
새 기록에 도달할 가능성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CBS의 ‘60분(60 Minutes)’과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셧다운을 끝내도록 하는 자신의 계획은 “표결을 계속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표결하지 않는다면(반대표를 던진다면) 이건 그들의 문제다”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는 주말 동안 상원에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필리버스트가 중단되면 지금처럼 임시 예산안 통과에 60표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 않고,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찬성 만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셧다운, 트럼프와 공화당 책임 
 트럼프가 셧다운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고 있지만 미 여론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NBC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52%가 셧다운 책임은 트럼프와 공화당 의원들에게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책임이라는 답은 42%에 그쳤다. 응답자 4%는 트럼프, 공화당, 민주당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4~28일 미 전역의 등록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3.1%p이다.  
셧다운 속에 민주, 공화 양당 지지율은 함께 바닥을 기었다.  
민주당에 대한 긍정적 답변은 고작 28%로 3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 27%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응답자 53%가 민주당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은 이보다는 나았지만 지지율이 낮기는 마찬가지였다.  
공화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7%, 부정 평가는 46%였다.   
 비상 걸린 여행업계 
 여행업계에서는 셧다운으로 항공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올 대목을 날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미 항공여객이 가장 붐볐던 날은 추수감사절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2024년 12월 1일(일요일)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교통안전청(TSA) 자료를 인용해 연휴 마지막 일요일 항공 여객 수가 300만명을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는 아직 3주나 남았지만 셧다운 속에 이번 연휴 여행 계획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여행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중간에 셧다운이 끝난다고 해도 여행 계획은 즉흥적으로 나오기보다 이르면 수개월 전부터 짜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불안 속에 계획을 접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 카지노, 호텔, 컨벤션 대행사 등 약 500개 업체가 이런 우려를 담아 의회에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라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주 백악관을 찾아 JD 밴스 부통령을 만났고, 상원에는 하원에서 9월 19일 통과된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미 공항 마비되나 
 숀 더피 미 교통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셧다운으로 관제사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고, 근무 인력의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면서 안전을 위해 ‘모든 공역(air space)’을 닫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더피 장관은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한 지연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항공편을 통한 이동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근무하는 항공관제사 1만3000명은 셧다운 속에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필수 근무 인력으로 분류돼 무급휴가 대신 나중에 급여를 받기로 하고 근무를 지속하고 있다.  
미 관제사 부족은 만성적인 문제로 셧다운으로 인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셧다운 이전부터 항공관제사는 3000~3500명 부족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교육 프로그램 중단, 축소 등의 여파로 신규 인력 충원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셧다운으로 무급으로 일해야 하자 급여가 끊기면서 생계 곤란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 관제사들의 병가와 결근이 급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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