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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 확인해" 시진핑 농담에 외신도 '깜짝'…"즉흥 발언 흔치 않은 모습"

파이낸셜뉴스 2025.11.04 07:06 댓글 0

지난 1일 한중 정상회담 자리…샤오미폰 건네며 나눈 대화
李 대통령 샤오미 '통신 보안' 질문에 "뒷문" 농담 후 웃음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시 소노캄 그랜드볼룸에서 한중 국빈만찬에 앞서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span id='_stock_code_012030' data-stockcode='012030'>DB</span> 금지) 2025.11.2 &#x2F;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시 소노캄 그랜드볼룸에서 한중 국빈만찬에 앞서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상외교 슈퍼위크'가 끝난 뒤에도 후일담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 외신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중국산 스마트폰 샤오미를 선물하며 나눈 농담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 1일 이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빈 방한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선물을 주고 받았다.

시 주석이 전달한 선물 중 하나인 샤오미의 스마트폰을 받아든 이 대통령은 "통신보안은 잘 되느냐"고 농담을 건넸고 시 주석은 "뒷문(백도어·해킹 수단을 의미)이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라"고 받아친 뒤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일(현지시간) "각 국가들은 서로를 감시한다는 걸 공공연한 비밀로 하고 있다. 세계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간첩 행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이유"라며 "하지만 지난 주말 중국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과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 사이의 농담이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스마트폰을 건넨 장면을 설명했다.

NYT는 "시 주석이 공개 석상에서 즉흥 발언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교류다. 유쾌한 만남은 경제 협력으로 양국 관계를 강화하려는 두 정상의 노력을 반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존 델러리 전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흥미로운 점은 각국 정상들은 만날 때 '나는 너를 감시하고, 너는 나를 감시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신사들끼리의 옛날식 약속'"이라며 "그런데 그들은 오히려 첩보 활동과 감시라는 비밀스러운 세계를 장난스럽게 언급하며 웃어 넘기고 있다"며 시 주석이 중국 제품과 감시를 둘러싼 우려를 인정하는 듯 보였다고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그동안 미국 등에선 샤오미가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중국산 제품이 간첩 활동에 쓰인다는 지적을 해 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샤오미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또 중국의 스마트폰,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와 거래한 미국 기업은 향후 국방부 계약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중국이 한국의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온 사실을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주장들을 전면 부인해 왔다.

델러리 전 교수는 "시 주석이 '농담과 풍자'로 우려를 일축하고 한중 기업 협력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3일 "시 주석이 간첩과 같은 민감한 주제에 대해 농담을 하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화가 TV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시 주석의 거침없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매우 드문 기회"라고 보도하며 지난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불로장생'에 대해 나누던 대화가 우연히 공개된 일을 거론했다.

가디언은 용산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을 통해 두 정상 간 유쾌한 대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틀간 정상회담에서 여러 차례 만난 두 정상이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했다는 증거"라며 "환영식과 선물 교환, 만찬과 문화 공연까지 두 정상은 서로 소통하고 개인적인 케미를 쌓을 수 있는 여러 기회를 가졌다. 그런 케미가 없었다면 그런 농담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통신 역시 "시 주석은 간첩 행위에 관해선 당연하고 농담하는 모습 자체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시 주석이 10여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이 대통령과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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