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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피흘리는 여성 뒤쫓던 흉기난동범, 출근하던 회사원이 제압했다

파이낸셜뉴스 2025.11.05 07:16 댓글 0

천호동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
지나가는 시민들이 제압하고 경찰에 인계


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3명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사진은 현장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사진=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3명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사진은 현장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60대 A씨를 제압하고 피해자를 구한 시민들의 정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동구 천호동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3명을 살해하려 흉기 난동을 벌였다.

조합 사무장인 50대 여성 B씨가 피를 흘리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고, A씨는 뒤따라 나와 공격을 이어가려 했다.

B씨는 "칼에 찔렸다. 살려달라"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고, 마침 이곳을 지나던 50대 남성 C씨가 이 모습을 목격했다.

양복 차림으로 차를 타고 출근하던 C씨는 곧장 차에서 내려 B씨의 상태를 살피고 119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자마자 A씨는 C씨 앞에 나타났고, C씨는 곧장 A씨를 넘어뜨린 뒤 가슴을 무릎으로 누르고 양팔을 잡아 제압했다. A씨가 B씨를 해치려 한다고 직감했기 때문이다.

이 모습을 목격한 주민 송원영 씨(31)는 흉기를 멀리 치우고 A씨의 발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A씨는 한동안 버둥거리다가 "다 끝났다. 힘이 빠졌으니 놓아달라"고 중얼거렸으나 C씨는 "경찰이 와야 끝나는 것"이라며 그를 놔주지 않았다.

C씨는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말 그대로 본능적으로 몸이 바로 움직였다"며 "순간적으로 칼에 찔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주머니가 더 다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송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다른 피해자들을 찾았다.

그는 "피가 흥건하게 묻은 문을 두드리니 한동안 말이 없다가 '경찰이 맞느냐'는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며 "'여기 경찰이 있으니 문을 빨리 열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들어가 보니 피해자들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이 도착하자 C씨는 다시 출근길에 올랐다.

그는 피해자들이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회사원이라고 밝힌 C씨는 "지나가다가 살려달라는 사람 구해줬을 뿐"이라며 "많이 알려지는 게 싫다"고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길 거부했다.

한편 B씨 등 피해자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경찰은 A씨를 현행범 체포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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