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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올랐나" 숨고르는 코스피… 증권가, 저가매수엔 신중론 [자산시장 충격파]

파이낸셜뉴스 2025.11.05 22:20 댓글 0

반도체·조선·원전 등 과열 분석
차익실현에 단기조정 가능성 커
일부 "3700~3800까지 밀릴 수도"
향후 기업실적·경기지표가 관건


"너무 올랐나" 숨고르는 코스피… 증권가, 저가매수엔
코스피 상승 질주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향후 3700~38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차익실현 매물 소화를 통한 단기급등 부담을 덜어내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증시 항방의 관건으로는 기업실적과 경기지표가 꼽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85% 하락한 4004.4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3867.81까지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3800~3900선에서 조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반도체를 비롯해 조선·원전 등 주요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과열된 만큼 지수가 추가 상승탄력을 받기보다는 변동성 장세를 거치며 과열을 해소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의 펀더멘털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가격조정 국면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상헌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지수는 인공지능(AI) 성장 기대감이 지나치게 빠르게 반영되면서 연초 대비 70% 가까이 상승하는 등 과열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이 같은 부담 속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되면서 3800선을 중심으로 횡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은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구조적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한국 증시 전반적으로 AI 관련주 중심의 급등세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매물이 출회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변동성 속에서 숨 고르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3700선까지 조정 가능성도 제기한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지수가 급등한 만큼, 관련 종목의 모멘텀이 약화될 경우 낙폭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익명을 요청한 한 기관투자자는 "단기적으로 5% 수준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연말까지 뚜렷한 모멘텀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반도체주 전반의 조정이 심화되며 코스피가 3700선까지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 이후 증시의 방향성이 결국 기업 실적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수의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높아진 만큼 기업 이익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고평가 부담으로 인한 실망매물이 추가로 출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실적 개선세가 확인될 경우 증시는 다시 상승동력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경기지표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아직까지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뚜렷한 침체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관세 여파로 인한 물가상승이 경기둔화로 이어질 경우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4배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유동성 장세와 AI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수준"이라며 "앞으로 증시가 다시 강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실적개선과 견조한 경기지표, 두 가지 요건이 반드시 충족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는 현금을 보유한 채 향후 주요 변수들을 관망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 만큼 하락 구간에서의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게 유효해 보인다"며 "거래에 능숙한 전문투자자의 경우 변동성 장세를 활용한 단기매매가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투자자에게는 어려운 구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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