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공포지수 4월 이후 최고
증권가 "AI·반도체 모멘텀 유효
우량주 중심 분할매수 노려야"
|
|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스1 |
국내 증시가 작년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역대급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는 이를 단기 조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반도체 중장기 모멘텀이 유효한 만큼 실적 우량주 중심의 분할매수 전략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4거래일 동안(3~6일) 코스피의 일평균 일중 변동률은 3.21%에 달했다. 이는 전월 평균(1.78%) 보다 1.8배 늘어난 규모다. 전날에는 일중 변동률이 4.74%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블랙먼데이' 직후인 8월 7일(3.29%)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40.19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4거래일 만에 32.20%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인해 전 세계 증시가 요동쳤던 지난 4월 8일(37.83)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급격한 변동성 확대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이탈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4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7877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6조7647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추세 전환보다는 단기 조정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외국인이 4일 연속 6조원에 달하는 매도에 나서면서 변동성 확대를 자극했다"면서도 "한국 증시는 AI 기술과 정책 모멘텀이 존재해 중장기 상승 경로가 훼손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에 급등한 만큼 평소보다 악재에 민감할 수 있으며, 특히 환율 상승 국면에서 약세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성근 연구원은 "AI 설비투자(Capex)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며, 해당 자본지출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을 지지해 줄 것"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양적긴축(QT)도 종료되면서 유동성 환경도 상당히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낙관론이 우세하다. 김대준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 대해 중기 상승 측면에서 분할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트럼프의 대법원 변론, 단기 자금시장 동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근 연구원도 "변동성 국면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매도보다는 실적 모멘텀이 좋은 기업·업종 중심으로 분할매수를 노려보는 전략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