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국중박' 20년 품고 내게 온 보물 '뮷즈' [Weekend 문화]

파이낸셜뉴스 2025.11.06 04:00 댓글 0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20주년
'국보' 고려시대 경천사 십층석탑부터
대동여지도·반가사유상·부석사 괘불
손기정 선수가 기증한 청동 투구까지
'20년의 이야기, 유물과 사람'서 재조명
특별 에디션 굿즈 25종 '오픈런' 예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있는 반가사유상 뉴시스
"용산 개관 이후 관람객들과 함께 성장하며 사랑받은 유물 20점을 선정해 전시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 개관 20주년을 맞아 소장품과 박물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전시를 마련했다. 이 박물관은 오는 12월 28일까지 상설전시관에서 특별한 관람 행사 '20년의 이야기, 유물과 사람'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박물관의 주요 유물 20점과 박물관과 인연을 맺어온 사람 20명의 이야기를 찾아가는 관람 프로그램이다. 우선 지난 20년의 여정과 시간의 축적을 형상화한 상징 조형물이 설치돼 관람의 출발을 돕는다. 20여년의 여정과 시간 축적을 형상화한 조형물은 20점의 유물과 이야기의 표제, 전시 위치, 관람 방법 등을 안내한다. 함께 제시한 QR코드로 모바일 누리집에 접속해 20개 유물의 전시 위치를 확인하고, 각각의 전시실을 찾아 유물을 관람하며 오디오 등의 형태로 이야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전시는 나만의 관람 동선을 설계해 '알고 있는 유물'과 '한번쯤 가본 박물관'을 다른 관점에서 다시 찾게 한다. △경천사 십층 석탑 △대동여지도 △반가사유상 △야외 정원의 불상 △이사지왕명 큰칼 △달항아리 △고구려 벽화 모사도 △베제클리크 석굴 벽화 △조선시대 초상화 △부석사 괘불 △손기정 기증 청동 투구 등 상설전시관 내외 곳곳을 따라가며 공간, 유물, 사람들의 이야기 총 20점을 마주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경천사 십층석탑(위쪽)과 개관 20주년 기념 상품인 경천사 십층석탑 얼음 틀로 만든 얼음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특히 이번 전시의 메인 유물인 '경천사 십층 석탑'은 목조 건축을 본뜬 구조에 정교한 솜씨로 다채로운 도상을 표현한 고려시대 석탑의 대표작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겨온 이후 국보이자 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품이다. 석조 문화유산의 이전과 복원 과정에서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다. 또 다른 대표 유물인 '대동여지도'는 조선시대 김정호가 22권의 책에 우리 국토의 모양을 나눠 담고, 전부 펼쳐서 연결하면 하나의 전국 지도가 되도록 디자인했다. '반가사유상'은 섬세한 조형과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삼국시대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전시실 밖에 있는 야외 정원의 석조물인 약사부처와 미륵부처도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유물이다. 박물관 거울못을 따라 걸으면 펼쳐지는 아늑한 대나무숲에는 고려시대 만들어진 석불 두 점이 자리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불상들에서 약 그릇과 연꽃이 새겨진 흔적을 찾아 불상의 의미를 밝혀낸 바 있다.

'이사지왕명 큰칼'도 국립중앙박물관이 새로운 역사적 단서를 찾는데 이바지한 유물이다. 지난 2013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금관총 출토 고리자루 큰칼의 보존처리 과정에서 '이사지왕' 네 글자의 명문이 발견됐다. 이후 금관총 재발굴 과정에서 수습된 '이사지왕도'와 '십(十)'이 새겨진 칼집 장식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세 고리 자루 큰칼과 결합하며 금관총 무덤 주인공에 대한 새로운 단서가 됐다. 이밖에 '조선시대 초상화'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꾸준한 조사 연구로 초본, 배채, 채색 안료 등 조선시대 초상화의 제작 과정을 밝혀냈다. '부석사 괘불'은 지난 2005년 용산으로 옮긴 뒤 박물관에도 처음 괘불을 전시한 걸작이다.

손기정 선수가 박물관에 기증한 '청동 투구'는 지난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를 위한 특별 부상이었다. 이는 어려울 때 더욱 빛나는 도전과 희망의 의미를 생생하게 전하는 유물이다.

관람객들은 상설전시관 전시품 관람뿐만이 아닌, 고구려실과 백제실 사이 선사·고대관 휴게실에 별도로 마련된 20주년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설명문, 영상, 오디오, 이야기책 등 다양한 매체로 이들의 이야기를 다시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다. 이번 행사에도 전시 관람 및 공간의 경험 외에도 관람 여정 중 획득한 온라인 스탬프 수량에 따라 사진 엽서, 리유저블 가방, 이야기 노트 등 특별히 제작한 한정판 기념품도 제공된다. 행사 기간 중 박물관 문화상품점에는 2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코너가 별도로 마련됐다. 박물관문화재단과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스페셜 뮷즈 10개 품목 25종이 새로 개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용산 개관 후 20년간 박물관 학술 연구와 큐레이팅 등 다양한 활동으로 새로운 가치를 축적하며 관람객들과 함께 성장해 온 여러 소장품들 중 20점을 선정했다"며 "상설전시관 곳곳에 전시 중인 소장품을 따라가는 여정에는 지난 20여 년간 각 유물과 남다른 인연을 맺어 온 박물관 사람 20여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