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통해 '왕실 공예품 대여' 요청…진본 대신 전시용 재현품
파견 학예연구사 전담 업무…대통령비서실 나서는 건 이례적인 일  |
| 김건희 여사가 경회루를 비공개 방문한 사진을 유튜브 방송 '주기자 라이브'가 공개했다. 유튜브 방송 '주기자 라이브' 제공./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3년 3월 예고도 하지 않은 채 경복궁 건청궁을 방문하고 다음 날 대통령비서실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에게 전화해 건청궁 안에 있던 왕실 공예품 대여를 직접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는 6일 대통령비서실 관계자가 2023년 3월 6일 당시 궁능유적본부장에게 전화해 ‘건청궁의 공예품을 빌릴 수 있냐’고 물었던 사실을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전했다.
건청궁 공예품들은 진본 대신 전시를 위해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이수자 등 전승자들이 제작한 재현품으로 전승공예품 선정·대여 업무는 통상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된 학예연구사들이 전담해 왔다. 따라서 대통령비서실이 나서 특정 궁궐의 공예품 대여를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대통령비서실의 요청에 궁능유적본부 측은 ‘건청궁 생활상 재현 전시용을 제외한 일부 공예품에 한해 대여가 가능하다’고 회신하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비서실은 2023년 3월14일 궁능유적본부로부터 보안 2점, 보함 2점, 주칠함 2점, 백동 촛대 1점과 사방 탁자 2점 등 총 9점의 공예품들을 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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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청궁 전경. 국가유사청 제공 /사진=뉴시스 |
보안은 어좌(용상) 앞에 두는 탁자로 의례용 인장인 어보를 올려두는 용도로 사용됐다. 보함은 왕실에서 옥새 등의 중요 물품을 보관하기 위한 공예품이고주칠함은 왕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칠한 상자로 궁궐에서만 사용하던 않았다.
당시 대통령비서실은 궁능유적본부에 보낸 공문에 ‘한국 문화의 우수성 홍보’를 대여 목적으로 적었다. 또 ‘대통령실 주최 국가 주요행사용 물품 전시’를 활용 계획으로 기재하기도 했다. 전시 장소는 대통령실 청사 등이라고 했으나, 실제 비치된 장소는 관련 기록이 삭제돼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통령비서실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인 지난 4월15일 9점을 모두 궁능유적본부에 반환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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