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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온몸에 거품을 내어 닦는 샤워 습관이 오히려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신의 피부 생리를 이해하고 꼭 필요한 부위만 씻어내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 뉴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보여지는 일부 인플루언서들의 복잡한 샤워 루틴이 피부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라고 전했다. 피부는 외부 물질을 막는 장벽과 같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이중 세안이나 철저한 각질 제거, 향이 강한 바디워시 사용 등을 '꿀피부'의 조건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아이오와대 의대와 피츠버그대 의대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행위가 피부를 자극하고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도한 세안과 스크럽의 부작용
특히 짙은 화장을 지울 때가 아니라면 이중 세안은 불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성 피부나 습진 환자에게 알갱이가 든 바디 스크럽이나 거친 샤워 스펀지인 루파는 피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피부는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있어 과도한 자극은 피해야 하며, 대신 미지근한 물과 무향 세정제로 짧게 샤워하는 것이 피부와 환경 모두에 바람직하다.
피부과 전문의들이 권장하는 비누칠 필수 부위는 명확하다. 겨드랑이를 비롯해 사타구니와 생식기 주변, 엉덩이 사이의 항문 주변, 여성의 유방 밑, 발가락 사이, 귀 뒤쪽, 배꼽 등이다. 이들 부위는 땀과 분비물이 고이기 쉽고 통풍이 잘 안 돼 세균 번식이 쉬우므로 꼼꼼히 닦아내야 한다.
피부 생리에 따른 올바른 세정법
나머지 신체 부위는 물로만 씻어도 무방하다. 피부 생리학적으로 팔과 다리, 등, 배 등은 수분 위주의 땀을 배출하는 '에크린샘'이 분포하거나 피지 분비가 적은 곳이기 때문이다. 냄새를 유발하는 지방·단백질 성분의 땀은 특정 부위에만 집중돼 있어, 넓은 부위는 맹물로 씻는 것만으로도 오염 물질이 충분히 제거된다.
즉 비누칠은 냄새가 나거나 접히는 부위에만 하고 나머지는 물로 가볍게 헹구는 것이 과학적인 샤워법이다. 이러한 '국소 세정' 원칙은 현대 피부과학의 핵심인 피부 장벽 기능과 연결된다. 각질 세포와 지질로 구성된 각질층은 외부 침입을 막고 수분을 지키는데 계면활성제나 알칼리성 비누는 시멘트 역할을 하는 지질을 녹일 수 있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면 수분 손실로 인해 건조증과 염증이 발생한다.
과도한 비누칠은 피부 건강을 지키는 '스킨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깨뜨릴 위험도 있다. 피부 유익균은 병원성 세균을 막고 면역을 돕는데 항균 비누로 멸균하듯 씻으면 이들까지 사멸하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의 연구에 따르면 지나친 위생 관리는 오히려 아토피나 건선 등 피부병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피부과학회(AAD)는 심한 오염이 없다면 주 2~3회 샤워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피지선이 적은 팔다리에는 비누 사용을 최소화해야 노년기 가려움증을 예방할 수 있다.
샤워 후 보습을 위한 골든타임
샤워 후 관리 또한 중요하다. 샤워 직후에는 수분이 증발하며 과건조 현상이 생기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샤워 후 3분 이내에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보습제를 발라 수분을 가두는 '밀폐요법'을 실천해야 한다. 오일만 사용하기보다는 로션과 함께 바르는 것이 권장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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