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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 기우였나, 뉴욕증시 AI 강세에 이틀째 상승

파이낸셜뉴스 2025.12.20 02:15 댓글 0

[파이낸셜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19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뒤 일본 도쿄 BOJ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BOJ의 금리 인상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져 증시를 강타할 것이라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EPA 연합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19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뒤 일본 도쿄 BOJ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BOJ의 금리 인상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져 증시를 강타할 것이라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EPA 연합

뉴욕 증시가 19일(현지시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일본은행(BOJ)이 예상대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30년 만에 가장 높은 0.75%로 끌어올렸지만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정오 무렵 각각 0.6% 안팎 올랐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1%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월가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8.4% 급락해 15.45로 떨어졌다.

엔비디아가 3.2% 급등하고, 팔란티어는 2.4%, 오라클은 7.6% 폭등하는 등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강세를 주도했다.

시장에는 BOJ의 금리 인상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불러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져 있었다.

일본의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외국의 높은 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뉴욕 증시 등에서 발을 뺄 것이란 우려였다.

그러나 시장은 평온했다.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배경으로 이런 평온함을 설명하고 있다.

우선 예측 가능했다는 점이다.

BOJ가 일찌감치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터라 시장은 이번 금리 인상을 거의 100% 확률로 가격에 선반영했다.

지난해 8월 ‘블랙 먼데이’로 이어졌던 BOJ의 기습 금리 인상과 달리 이번에는 사전에 충분히 고지된 인상이었다.

당시 시장은 금리 동결을 예상하다 7월 31일 예상과 달리 BOJ가 금리를 0.25%p 인상하면서 호되게 당했다.

시장은 그때 엔캐리 발작을 학습했다. 이후 BOJ 통화정책 변화를 면밀하게 추적했고, 이날 금리 인상을 불확실성 해소로 간주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이같이 예고된 금리 인상 속에 헤지펀드처럼 레버리지가 높은 투자자들이 이미 11월부터 청산을 대비했고, 이에 따라 이번에는 충격이 없었다.

일본이 금리를 올렸지만 일본 기준 금리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매우 낮다는 점도 충격을 흡수하는 안전판 역할을 했다.

미 기준 금리는 잇단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3.5~3.75%로 일본의 오른 기준 금리 0.75%를 압도한다.

일본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점도 청산 압력을 완화하는 배경이다. 일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약 3%이기 때문에 실질 금리는 여전히 -2%대 수준이다. 엔화는 여전히 전세계에서 가장 싼 자금인 것이다.

특히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온건한 메시지를 던진 점도 시장 충격이 거의 없었던 배경이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해 7월 말 금리를 올리면서 앞으로도 계속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매파 성향의 발언으로 시장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급격한 추가 인상은 없을 것임을 시사해 시장을 안심시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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